세계 반도체와 인공지능 (AI) 산업의 최전선에 선 엔비디아는 최근 대만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략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에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국 정부와의 협력 속에 AI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모습은 글로벌 기술 패권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이와 별개로 엔비디아의 CEO 잭슨 황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진 관세 전쟁, 폐쇠적인 시장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한 상황이라 엔비디아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잭슨 황 미국의 수출 통제 비판
21일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 참석한 잭슨 황은 "미국의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 며 비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수출 규제로 H20 제품을 중국에 출하할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 이는 일부 반도체 회사의 매출 전체와 맞먹는 규모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잭슨 황이 말한 'H20'은 대중 수출 규제에 부합하도록 성능을 일부러 낮춰서 만들어왔던 중국용 인공지능(AI)를 말합니다.
잭슨 황은 미국의 수출 통제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부추기는 일이 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수출이 막히면 중국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자국산 칩, 차선책을 쓸 것", 또한 "수출 통제로 인해 현지 기업은 의욕이 생긴 상황"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연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13%에 이르지만 앞으로 수출 통제 강화 여파로 이 수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정부는 바이든 정부 때 만든 '인공지능 확산' 규제를 폐기하고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겠다 밝힌 바 있습니다.
대만을 AI 심장으로, 엔비디아의 아시아 • 북미 시장 전략
잭슨 황은 이날 연설에서 엔비디아가 선도하는 거대한 AI생태계가 "대만 기업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라고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만은 단순히 세계를 위한 슈퍼컴퓨터를 만드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제 우리가 대만을 위한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진 연설에서도 대만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추켜세웠으며, 이중에는 폭스콘,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등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연설 마지막에는 대만에 새로 지을 신사옥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엔비디아 콘스털레이션'이라는 이름과 함께 타이베이 북부 베이터우•시린에 대형 신사옥을 지어 대만 본부로 쓸 예정이라고 소개하며 위치를 처음 공개했습니다. 신사옥에는 AI슈퍼컴퓨터 시설과 함께 AI 반도체 설계 및 로보틱스•양자 컴퓨팅 같은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엔비디아의 성장성은 아시아와 북미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AI 기술 수요와 산업화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대만, 한국, 일본 등은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AI 인프라 구축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미는 특허, 기술 표준, 산업 규제 등에서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기술 방향성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AI 생태계 전반에 걸쳐 자신의 기술을 표준화 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엔비디아 교육센터 설립, 기술 인재 양성 기대
엔비디아 교육센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강원도 원주시에 생기게 됩니다. 원주시, 엔비디아, 대만 국립과학기술대학교, 에이수스, 리드텍 등은 20일 대만 엔비디아에서 엔비디아 자체 인증 교육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3년 이내에 원부에 교육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며, 원주의료기기체크노밸리가 사업 수행, 원주미래산업진흥원이 참여합니다. 올 하반기부터 교육센터의 임시 운영을 시작하고 본격적인 장기교육은 내년 상반기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원강수 시장은 21일 "세계적인 AI 기업인 엔비디아와 원주시의 협력 체계 구축은 단순한 지방 정부와 한 기업의 만남이 아니라 산학연 협력 관계를 맺게 돼 원주뿐 아니라 관련된 대한민국의 산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말했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국제적 기술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의 신성장 산업을 견인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와 혁신 생태계를 지속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엔비디아는 아시아와 북미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통해 글로벌 AI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대만 중심의 하드웨어 인프라, 미국 중심의 기술 혁신, 그리고 복잡한 무역정책 속에서의 유연한 대응은 AI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요소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지역별 차별화 전략은 엔비디아의 지속 성장과 글로벌 리더십 유지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