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은 지난 수년간 세계 경제의 핵심 변수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이 ‘IRA법’ 등 자국 중심 산업 육성 정책을 강화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검토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대중 관세 전략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왔는지, 그 배경과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2024년 대선을 거쳐 재임 중인 트럼프 대통령 체제 하에서의 전략 변화까지 총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IRA법이 바꾼 미국 산업 보호 정책의 흐름
2022년 8월 미국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은 표면적으로는 물가 안정과 기후 변화 대응을 목표로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산업정책의 성격이 강합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첨단 제조 분야에서 미국 내 생산 또는 북미 지역에서 제조된 부품을 우선시하는 보조금 정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산 배터리와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이며, 사실상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IRA법은 미국 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제공을 통해 ‘리쇼어링(Reshoring)’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테슬라나 GM 같은 기업이 중국산 배터리 대신 미국 내 생산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중국 기업뿐 아니라 한국, 일본, 유럽 기업에도 영향을 미쳤고, 실제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IRA는 단순한 기후 법안이 아니라 미국의 산업 경쟁력 회복 및 공급망 재편을 위한 종합 무역 전략의 일환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보복 관세와 중국산 제품 규제 강화 배경
미국의 대중 관세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당시 ‘301조 조사’를 기반으로 수천 개의 중국산 품목에 최대 25%까지의 고율 관세가 부과됐습니다. 이 조치는 지식재산권 침해, 강제 기술 이전 등의 문제를 이유로 내세웠으며, 명백한 보호무역 정책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이 관세는 유지되었고, 전략산업 분야에서는 더 정교하게 타겟팅된 제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기준으로,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 태양광 패널, 배터리 부품 등에 대해 추가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중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과도한 정부 개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은 미 정부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보조금 경쟁과 관세 조치를 병행함으로써 중국 제품의 미국 내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자국 제조업을 재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독립과 고용 창출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전략과 정치적 배경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미국의 대중 관세 전략은 더욱 공세적인 노선을 밟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첫 임기부터 중국을 겨냥한 고율 관세와 수출입 규제 정책을 주도했으며, 재선 이후에도 이러한 보호무역적 접근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왔습니다. 그는 중국산 전기차, 반도체, 철강, 태양광 패널 등 전략적 품목에 대해 추가 관세를 예고했으며, 이는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그의 정책 기조와도 연결됩니다. 특히 미중 간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산업 보조금, 기술 절취 문제를 지속적으로 비판하며 자국 중심의 무역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단지 경제 정책이 아니라, 국내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조업 기반이 강한 러스트 벨트 지역 유권자들을 다시 결집시키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긴장을 일부러 조장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 여론은 여전히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한 규제에 대체로 긍정적이며, 자국 산업 보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큽니다. 이로 인해 트럼프 정부 하에서 미국의 대중 관세 전략은 단기간 내 완화되기 어려우며, 글로벌 공급망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들은 이에 대비한 공급망 다변화 및 정책 대응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미국의 대중 관세 전략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산업, 기술, 정치가 복합적으로 얽힌 전략적 조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IRA법을 통한 산업 보조금, 특정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체제 하에서 강화된 무역 압박 정책은 모두 이 전략의 일환입니다. 이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는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