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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리뷰 등장인물 결말 지브리영화 (스포있음)

by laywrite 2025. 5. 14.

2023년 개봉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약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나 성장 이야기를 넘어, 삶과 죽음, 인간 존재의 의미를 환상적인 이미지로 그려냅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작품의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 결말 해석을 중심으로, 특히 연출 면에서의 특징들(색채, 배경, 캐릭터 묘사)을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주의! 결말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왔습니다.

줄거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소년의 여정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어머니를 잃은 소년 마히토가 주인공입니다. 마히토는 도시의 폭격으로 어머니를 잃은 후, 아버지의 새 가정을 따라 시골 저택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새로운 환경과 가족에 적응하지 못한 그는 점차 고립감과 불안을 느끼고, 어느 날 자신에게 말을 거는 푸른 ‘왜가리’를 만나면서 신비한 모험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 왜가리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인도자 또는 다른 세계로의 열쇠 역할을 하며, 마히토는 그를 따라 현실 너머의 ‘환상의 세계’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 세계는 살아 있는 듯한 자연과 건축물, 괴기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존재들로 구성돼 있으며, 그 속에서 마히토는 자신이 잃은 것, 두려워하는 것, 그리고 진정 원하는 것과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는 전통적인 기승전결보다는, 감정과 상징 중심의 이야기 구조를 채택합니다. 이는 관객이 직접 상징을 해석하고, 자신의 내면과 영화 속 세계를 겹쳐 보게 만드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주요 등장인물: 상징과 감정이 입혀진 캐릭터들

마히토
주인공 소년으로, 트라우마와 상실을 겪은 인물입니다. 이야기의 초반부에서는 현실을 거부하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냉담한 태도를 보이지만, 환상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점차 용기, 이해, 감정의 회복을 이뤄갑니다. 그의 감정 변화는 눈빛, 행동, 그리고 주변의 색채 변화로 섬세하게 표현됩니다.

왜가리
현실에서는 의심스럽고 위협적인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이야기의 중반 이후부터는 진실을 전달하고 길을 안내하는 인물로 변모합니다. 그 자체가 불안과 성장의 경계에 놓인 상징적인 존재로, 마히토의 심리를 투영하기도 합니다. 그의 대사와 행동은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적 함의를 담고 있어, 관객에게 숙제를 던지는 역할도 합니다.

나츠코
아버지의 새 아내이자 마히토의 새어머니가 될 존재입니다. 동시에 잃어버린 어머니의 그림자와도 같은 존재로 묘사되며, 마히토에게 있어 거부감과 그리움이 공존하는 대상입니다. 애정과 이질감, 상실감의 상징으로 영화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환상의 세계 등장인물들
이름이 없는 존재들이 많지만, 각각 감정, 시간, 죄책감, 선택 등의 추상 개념을 상징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캐릭터들에 구체적인 해설을 제공하지 않으며, 관객의 상상과 경험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도록 연출합니다.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왔습니다.

결말 해석: 무너진 세계에서 남은 것들

이야기의 후반부에서 마히토는 환상의 세계의 심장부이자 균형을 유지하던 ‘탑’을 마주하게 됩니다. 탑은 일종의 세계 질서와 인간의 선택을 상징하며, 마히토는 자신이 이 탑을 이어받을 것인지, 다시 현실로 돌아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마히토는 ‘받아들이기’와 ‘놓아주기’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현실을 택합니다. 

결말부는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삶이란 완성되지 않은 선택의 연속이며, 우리는 언제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남깁니다. 이 여운은 단순히 마히토의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관객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집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하나의 ‘감정 체험’으로 구성된 영화입니다. 색채는 감정을, 캐릭터는 상징을, 배경은 심리를 대변하며, 관객은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듯 영화를 감상하게 됩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정수이자,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이 집약된 이 작품은 특히 삶의 의미와 감정의 흐름을 천천히 되새기고 싶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